"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 시편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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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3편 중에서 이 4절이 가장 현실적인 구절 아닐까요. “사망의 골짜기.”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두려운 순간을 말합니다.
“다닐지라도”라는 표현이 중요해요. 골짜기를 피해간다고 안 했습니다. 지나간다고 했어요. 어두운 시간이 올 수 있다는 걸 인정합니다. 근데 그때도 두렵지 않다고.
왜? 함께 하시니까. 골짜기의 출구를 보여주시는 게 아니라, 골짜기 안에서 동행해 주시는 겁니다. 그게 위로입니다.
이 말씀은 읽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생활에 가깝습니다. 시편의 고백이 오래전 사람의 말처럼 들리다가도, 막상 오늘의 일정과 걱정 앞에 세워 보면 바로 내 이야기처럼 다가옵니다. 믿음은 큰 결심만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침에 마음을 어디에 두는지, 불안할 때 누구의 말을 더 크게 듣는지, 작은 선택 앞에서 어떤 방향으로 몸을 돌리는지에 스며듭니다.
저는 이런 말씀 앞에서 자주 멈칫합니다.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늦게 따라올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그 느린 마음을 재촉만 하지 않으십니다. 말씀을 다시 들려주시고, 하루의 작은 장면 속에서 깨닫게 하시고, 넘어졌던 자리에서도 다시 일어나게 하십니다. 그래서 묵상은 정보를 더하는 시간이 아니라 주님의 시선에 나를 다시 놓는 시간입니다.
오늘 이 구절을 붙든다면 거창한 변화보다 한 가지 반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라는 말씀의 울림을 마음에 두고, 평소처럼 흘려보내던 순간에 잠시 숨을 고르는 겁니다. 말하기 전에 기도하고, 판단하기 전에 돌아보고, 두려움이 커질 때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다시 기억하는 것. 그런 작은 순종이 하루의 방향을 바꿉니다.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어두운 골짜기를 지날 때 주님이 함께 계심을 기억하게 해주세요. 두려움 속에서도 주님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저를 안위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골짜기는 영원하지 않음을, 주님은 영원하심을 기억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늘 이 말씀이 제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반응으로 이어지게 해주세요. 불안하거나 조급한 순간에도 주님의 성품을 먼저 기억하게 하시고, 작은 순종으로 하루를 걷게 하소서. 제 마음이 늦게 따라와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은혜를 신뢰하며, 말씀 앞에서 다시 새로워지게 해주세요.